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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삶으로 바꾼 의사: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주님과 늘 함께 2025. 6. 18. 14:18

 

죽음이 두려운 게 아니라, 우리는 죽음을 말하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이 한마디로 전 세계 사람들의 인식을 뒤흔든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Elisabeth Kübler-Ross)**입니다.

 

그는 삶의 마지막 장면을 감추려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더 밝은 빛으로 비추고자 했죠.

 

 

... 퀴블러 로스는 누구인가?

 

스위스 출신 정신과 의사였던 그는,

 

미국에서 임종을 앞둔 수천 명의 환자들과 직접 대화를 나누며 그들의 내면을 기록했습니다.

 

당시 의사들도 꺼리던 임종 환자와의 솔직한 면담을 통해,

 

그는 죽음은 단지 생명의 반대말이 아니라, 삶의 완성이다라는 통찰을 전했습니다.

 

 

 

대표작 죽음과 임종(On Death and Dying)과 애도 5단계

 

 

퀴블러 로스의 대표작 죽음과 임종은 죽음을 어떻게 맞이해야 하는가에 대한

 

인류 최초의 심리학적 안내서였습니다.

 

이 책에서 소개된 애도 5단계 모델은 다음과 같습니다:

 

. 부정(Denial) 설마 나일 리 없어.”

 

. 분노(Anger) 왜 하필 나야?”

 

. 타협(Bargaining) 한 번만 기회를 준다면

 

. 우울(Depression) 모든 게 끝났어.”

 

. 수용(Acceptance) 그래, 받아들일게요.”

 

하지만 그는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이 단계는 **지도(map)**이지 **매뉴얼(manual)**이 아닙니다.”

 

각자 삶의 여정이 다르듯, 애도의 과정도 고유해야 한다는 메시지였죠.

 

 

... 강연 일화: 하버드의 침묵

 

퀴블러 로스는 하버드대에서 열린 **잉거솔 강연(Ingersoll Lecture)**에서,

 

한 가지 잊을 수 없는 말을 남깁니다.

 

당신이 죽음을 두려워하는 건, 아직 충분히 사랑하지 않았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강연이 끝난 후, 500명에 가까운 교수와 학생들이 몇 분간 아무 말 없이 앉아 있었습니다.

 

질문조차 할 수 없는 침묵의 무게.

 

죽음에 대해 이토록 단순하고 따뜻한 언어로 말한 사람은 처음이었기 때문입니다.

 

 

 

... 임종 환자 이야기: 이름 모를 소녀

 

퀴블러 로스는 한 14세 백혈병 소녀와 나눈 대화를 자주 인용했습니다.

 

선생님, 저는 곧 죽을 거예요. 하지만 저는 괜찮아요.

 

제가 죽고 나면, 예쁜 별이 하나 더 생길 테니까요.

 

밤마다 엄마가 그걸 보면 저를 기억하실 수 있겠죠?”

 

그 소녀의 말에 그는 오히려 위로받았다고 고백했습니다.

 

죽음을 받아들이는 방식은 오히려 어른보다 아이가 더 용기 있었던 셈입니다.

 

 

 

... 호스피스 운동과 전인적 치료의 시작

 

의료 현장에서 죽음은 종종 **실패(failure)**처럼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퀴블러 로스는 말합니다.

 

 

죽음은 질병이 아니라, 인간 경험의 일부입니다.”

 

 

그는 호스피스 운동을 확산시키며, 단순한 생명 연장을 넘어

 

**정서적·영적 고통까지 돌보는 완화의료(palliative care)**의 길을 열었습니다.

 

죽음을 피하지 않고 말할 때, 치유가 시작된다

 

죽음을 외면하면 삶도 온전히 살 수 없습니다.

 

그녀는 말했습니다.

 

죽음을 정직하게 말하는 순간, 살아 있는 이들의 삶도 깊어진다.”

 

임종 환자들은 삶의 마지막 순간에도 여전히 사랑을 원하고, 의미를 찾으며, 화해를 꿈꿉니다.

 

퀴블러 로스는 그 소망에 귀 기울였고, 세상도 그의 용기에 조금씩 응답하기 시작했습니다.

 

 

 

마무리하며: 영혼은 끝나지 않는다

 

퀴블러 로스는 영혼의 불멸성을 과학적으로 증명하려 하진 않았습니다.

 

다만, 그렇게 믿는 것 자체가 삶을 평화롭게 만든다고 말했습니다.

 

그의 글과 강연은 아직도 수많은 사람들에게 전합니다.

 

 

죽음을 두려워하기보다,

 

죽음을 품은 삶이 더 깊고 단단하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