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고 전영창 교장: ‘직업선택 10계명’이 남긴 유산

한국 교육사에서 ‘삶의 방향’을 제시한 학교로 손꼽히는 거창고등학교. 이 학교의 독특한 철학과 정신은 한 인물로부터 시작됩니다. 바로 거창고의 전설적인 교장, 전영창(全永昌) 선생입니다.

 

.. 그는 누구인가?

 

전영창 교장은 미국 웨스트민스터 신학교와 웨스턴신학교 출신으로, 유교 중심의 가치관이 지배하던 1950년대 한국 사회에 새로운 교육철학을 심었습니다. 그는 교육을 단지 지식 전달이 아니라,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묻는 과정으로 보았습니다. 그 철학은 거창고의 교훈이자 교육 방침에 그대로 스며들었고, 학생들에게 세상의 기준이 아닌 하나님의 뜻과 자신의 소명을 기준으로 직업을 선택하라고 강조했습니다.

그의 정신은 지금도 거창고 교정 곳곳에 살아 숨 쉬며, 학생들의 가치관 형성과 진로 선택에 실질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 전영창 교장의 '직업선택 10계명'

 

. 남보다 많은 봉급을 원하는가? 그런 직업은 피하라.

. 휴일이 많은가? 그런 직장은 피하라.

. 한가한 직업을 찾고 있는가? 그런 일은 하지 마라.

. 사회적 명성이 있는가? 그런 자리는 탐하지 마라.

. 일이 남에게 피해를 주지는 않는가? 그렇다면 그 일은 피하라.

. 양심에 거리낌이 없는가? 그렇다면 그것이 바로 네 길이다.

. 죽을 때까지 할 수 있는 일인가? 그것이 바로 너의 직업이다.

. 그 일에 네 온 생애를 걸 수 있는가? 걸 수 있다면 도전하라.

. 그 일이 사회를 위한 것인가? 그렇다면 망설이지 말라.

.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것인가? 그렇다면 주저 없이 하라.

이 계명들은 단순한 진로 지침을 넘어, 삶을 선택하는 기준으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 그 효과와 오늘날의 의미

 

전영창 교장의 가르침은 단순히 "좋은 대학"을 보내는 데서 끝나는 교육이 아닌, 의미 있는 삶과 소명의식을 심는 교육이었습니다. 실제로 거창고를 졸업한 많은 학생들은 화려한 이력을 자랑하지 않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성실히 일하며 공동체를 위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이러한 직업관은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자동화와 기술 변화로 많은 직업이 사라지거나 바뀌는 오늘날, ‘왜 이 일을 하는가’, **‘어떤 가치를 위해 일할 것인가’**는 점점 더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습니다.

 

전영창 교장이 강조한 ‘소명으로서의 직업 선택’은, 자기 확신과 책임감, 그리고 타인을 위한 삶을 결합시켜 줍니다. 이러한 철학은 진로 고민이 깊은 청소년뿐 아니라 직업적 전환을 고민하는 성인들에게도 큰 울림을 줍니다.

 

.. 마무리하며

 

오늘날 많은 청년들이 ‘무엇을 해야 할지’보다 ‘왜 해야 하는지’에 갈급해합니다. 그들에게 전영창 교장의 목소리는 여전히 유효합니다.

"그 일이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것인가?"

이 질문은, 어쩌면 우리 모두가 삶의 길목에서 던져야 할 물음일지도 모릅니다.